[카테고리:] Uncategorized

  • 슈퍼카 카페

    컨셉프로젝트 3

    움직이는 욕망을 위한 구조

    만약 슈퍼카가 실내로 들어온다면,
    그것은 단순한 교통수단일까, 아니면 감정을 담은 구조물일까.
    이 질문에서 시작된 상상은,
    한 대의 차가 정지하지 않고 공간을 통과해가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그 움직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이며 장면이며, 감정의 궤적이다.
    그 욕망을 감상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공간.


    한 방향으로 흐르는 길

    공간의 중심에는 하나의 도로가 놓여 있다.
    곡선으로 구부러진 이 길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입구와 출구는 다르며,
    되돌아가는 회로는 없다.

    차량은 오직 한 번만 이 도로를 통과한다.
    속도는 느리고, 소리는 억제되어 있다.
    지나간 다음에는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이 길은 단순한 동선이 아니라,
    욕망이 흘러가는 선이다.

    시선은 옆에서 머문다

    공간에서 사람들은 도로의 옆면에 앉는다.
    차량을 정면이 아니라 측면으로 바라본다.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으며,
    그 시선은 고정되어 있다.

    조명은 차량의 흐름을 따라 설계되어 있고,
    좌석의 배열은 무대의 객석처럼 일렬로 배치된다.
    사람들은 대화를 멈추고, 조용히 차를 바라본다.

    그 짧은 순간이 공간 전체의 중심이다.


    슈퍼카를 운전하는 남자

    이 공간을 지나가는 차량의 운전자는,
    아마도 남자일 것이다.

    그는 빠르게 달리지 않는다.
    정지하지도 않는다.
    속도를 내는 목적이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는 목적이 그에게 있다.

    그는 자신이 주목받고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대화는 없고, 응답도 없다.

    그의 욕망은 누군가에게 닿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되는 순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차를 몰고 런웨이 끝에 있는 프라이빗 룸에 입장한다.

    오히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잠깐의 허세를 부린 이후에는 그는 고독을 느낄수 있는 넓은 공간에서 잠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진다.

    바라보는 여자

    도로 옆에 앉아 있는 관객 중 한 사람.
    예를 들어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슈퍼카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녀는 보는 사람인가, 혹은 보여지고 싶은 사람인가.
    관객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연출의 일부다.

    욕망은 감상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천천히 사라지는 슈퍼카를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이 구조물은 겉으로는 카페처럼 보인다.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 공간의 겉모습일 뿐이다.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다가도,
    차가 나타나는 순간 조용히 바라본다.
    그 한 대의 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이 공간의 본질이다.

    그 몇 분의 감상이,
    전체 공간을 정의한다.


    욕망은 움직인다.

    누군가는 그것을 허세라 부를 수 있다.
    누군가는, 조용한 구애로 받아들인다.

    보여지고 싶었던 마음,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한 움직임.

    그 욕망은 멈추지 않았다.
    지금도 어딘가를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