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인프라의 도시

컨셉프로젝트2

지면을 벗어난 도시

도시를 걷는다.
지하철을 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걷는다.
그러나 이 모든 이동은 여전히 ‘지면’이라는 인식에 갇혀 있다.
우리는 도시를 여전히 수평적인 공간으로 이해하고, 그렇게 설계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더 이상 1층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들.
각기 다른 층에서 분절된 삶.
엘리베이터로 오르며 끊어지고, 고층의 일상은 점점 더 고립된다.
도시는 높아졌지만, 연결은 멈췄다.

스카이레벨, 도시의 새로운 리듬

미래의 도시는 더 이상 땅 위에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새로운 생활의 흐름은 특정 고층, 즉 스카이로비에서 시작된다.

이 층은 오피스의 시작점이자, 주거와 상업이 뒤섞이는 지점이다.
사람들은 점점 이 스카이레벨에서 일상적인 이동과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이 층에서, 도시 간의 연결도 다시 설정되어야 한다.

1층까지 내려가지 않고도, 건물과 건물은 직접 연결될 수 있다.
공중에서 새로운 만남과 흐름이 만들어지며,
도시의 밀도와 네트워크는 다시 짜인다.


브리지가 아니라, 구조

Voting Bridge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다.
이 구조는 건물 사이를 유동적으로 연결하는 공중 플랫폼이다.

각 마천루의 스카이레벨에 닿아 있는 둥근 링.
그 링 안에는 하나의 직선 다리가 들어 있으며,
이 다리는 시계의 초침처럼 천천히 회전하며
서로 다른 두 건물의 스카이레벨을 이어준다.

고정된 통로가 아니라, 움직이는 연결.
그 움직임은 도시의 리듬을 바꾼다.

연결은 가변적이다

Voting Bridge는 항상 같은 건물을 잇지 않는다.
어떤 시간에는 A 건물과 B 건물을,
다른 시간에는 B에서 C 건물을 향해 회전하며 연결된다.

도시의 요구, 이동의 흐름, 커뮤니티의 필요에 따라
그 조합은 계속해서 바뀌고, 그때마다
사람들의 생활 경로도 바뀐다.

이 변화는 단순한 교통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 기능과 기능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다.

공중에서 짜이는 삶의 방식

스카이레벨은 단순한 층이 아니다.
그곳은 연결이 발생하는 일상의 무대다.

이곳에 병원이 있다면, 한 건물의 입주자만이 아니라
브리지를 건너온 이웃 건물의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다.
커뮤니티 센터, 전시장, 공유 사무실, 공중 상가 등도
이 고층 연결망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

한 건물의 행사는 브리지를 타고 옆 건물로 퍼진다.
그 흐름이 반복되면, 고층 도시의 각기 다른 건물들이
하나의 ‘동네’처럼 작동하기 시작한다.

고층에 산다는 이유로 단절되었던 관계들이,
공중에서 다시 엮인다.


다가올 도시

미래를 상상해본다.

엘리베이터는 1층이 아니라 스카이레벨에 멈춘다.
그 층에서 브리지를 타고 다른 건물로 이동한다.
아이는 공중 놀이터로 가고,
택배 드론은 플랫폼에 착륙해 짐을 분배한다.

공중 레스토랑, 문화홀, 공유 사무실.
하늘 위의 도시가 지면보다 더 현실적이 된다.

무엇보다 이 구조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선택과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된다.

Voting Bridge는 단순한 연결 장치가 아니다.
이것은 도시를 ‘누가 결정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감각이며,
우리가 도시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시 묻는 구조다.